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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 출신이 말하는 커트의 핵심 감각

by 퐁퐁핑 2026. 5. 9.

짧은 공 커트(푸시) 처리 하는 선수
짧은 공 커트(푸시) 처리 하는 선수

탁구에서 커트는 단순히 공을 받아내는 기술이 아닙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10년간 수비 선수로 뛰면서 경기의 90% 가까이를 커트로 풀어왔습니다.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롱커트부터 짧고 낮게 오는 공을 처리하는 커트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커트가 기본이었어요. 지금은 주민센터와 초등학교에서 탁구를 가르치면서 커트를 처음 배우는 분들을 매일 지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실수가 오른발만 들어가고 몸 중심은 뒤에 남아있는 경우입니다. 발만 따로 움직이면 공과 몸의 거리가 멀어져서 공을 제대로 눌러줄 수가 없어요. 이 글에서는 커트를 처음 배울 때 꼭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를 수비 선수 출신 지도자 시각으로 정리했습니다.

 

 

커트는 세게 찍는 기술이 아닙니다 — 부드러움이 핵심입니다

 

커트를 처음 배우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세게 찍어야 상대방이 못 친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수업 현장에서 보면 커트를 스매싱 치듯 강하게 내리찍으려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근데 현실은 반대예요. 세게 찍힌 공은 오히려 상대 입장에서 치기 쉽습니다. 공이 빠르게 올라오기 때문에 그냥 맞춰서 보내주거나 찔러주기 좋거든요. 커트는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 아니라, 낮고 짧게 떨어지는 하회전 공으로 상대의 드라이브 미스를 유도하는 기술입니다.

저는 선수 시절에 커트를 경기의 90% 가까이 사용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몸으로 배운 게 하나 있는데, 커트는 부드럽게 다룰수록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공을 날계란 다루듯이 부드럽게 받아서 회전을 실어 보내는 게 진짜 커트입니다. 팔에 힘을 잔뜩 주고 각을 잡아서 내리찍으면 공의 방향이 불안정해지고 미스도 잦아집니다. 커트에서 힘을 빼는 게 처음엔 어색하지만, 그게 되기 시작하면 공의 컨트롤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면서 찍으려는 동작도 대표적인 잘못된 습관 중 하나입니다. 팔꿈치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순간 라켓 면이 불안정해지고 회전도 제대로 걸리지 않습니다. 커트할 때는 팔꿈치를 몸 앞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라켓이 공을 자연스럽게 쓸어내리는 느낌으로 쳐야 합니다. 욕심을 내서 더 깎으려 할수록 오히려 공이 안 들어가는 게 커트입니다. 처음엔 힘을 빼고 부드럽게 보내는 연습부터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오른발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 — 발만 들어가면 안 됩니다

 

커트를 지도할 때 제가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게 오른발 스텝입니다.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커트할 때 오른발이 공 쪽으로 들어가 줘야 하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가만히 서서 커트를 하면 라켓이 닿을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집니다. 오른발이 들어가면 몸 전체가 공 쪽으로 다가가면서 커트할 수 있는 길이감이 확연히 길어지고, 공을 더 안정적으로 눌러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발을 내딛는 게 아니라 공과의 거리를 좁혀서 내 스윙 범위 안에 공을 넣어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오른발이 들어가는 것까진 좋은데, 몸 중심은 뒤에 두고 발만 따로 들어가는 경우가 초보분들에게 정말 많습니다. 발은 앞에 가 있는데 몸은 뒤에 남아있으면 공과 몸 사이 거리가 오히려 더 벌어집니다. 그 상태에서 커트를 하면 공을 제대로 눌러줄 힘이 실리지 않고, 팔로만 무리하게 뻗어서 치게 됩니다. 제가 수업에서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발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몸 중심 전체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요. 오른발이 먼저 리드하되 상체와 중심이 같이 따라가야 진짜 스텝이 됩니다.

그리고 오른발을 무턱대고 들어가는 것도 문제입니다. 공이 오는 위치와 박자에 맞게 들어가야 합니다. 공이 짧게 오면 조금만 들어가도 되고, 길게 오면 더 크게 들어가야 합니다. 공의 비행 거리를 파악하면서 발의 깊이를 그때그때 조절하는 게 맞습니다. 자동으로 항상 같은 폭으로 발을 들어가는 습관이 생기면 공이 길어지거나 짧아질 때 대응이 안 됩니다. 들어가는 것만큼 나오는 것도 중요합니다. 들어갔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까지가 하나의 동작이에요. 들어가서 그 자리에 굳어버리면 다음 공을 준비할 수가 없습니다.

 

 

내가 보낸 공을 보고 다음 움직임을 준비해야 합니다

 

커트를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또 다른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트 자체는 잘 되는데 연속으로 공을 받다 보면 어느 순간 따닥 두 번 맞거나 타이밍이 완전히 엉키는 경우입니다. 이게 생기는 이유가 있어요. 내가 보낸 공을 눈으로 끝까지 쫓으면서 다음 준비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커트가 잘 들어갔는지만 확인하고 멈춰있으면 상대가 다음 공을 보내올 때 이미 늦어버립니다.

수비 선수로 뛰면서 몸에 밴 습관 중 하나가 내가 보낸 공의 길이와 방향을 보고 다음 공이 어디로 올지를 미리 예측하는 겁니다. 내 커트가 짧게 떨어졌으면 상대가 짧은 공을 처리하게 되니 다음 공도 짧거나 찔러올 가능성이 있고, 길게 보냈으면 상대가 드라이브로 강하게 넘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예측이 몸에 배면 발이 자연스럽게 먼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의식적으로라도 내가 보낸 공을 확인하고 바로 다음 준비 자세로 전환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공의 비행 거리에 따라 스텝 깊이를 조절하는 것도 여기서 연결됩니다. 내가 길게 보냈으면 상대 공도 길게 올 가능성이 높으니 오른발을 조금 더 크게 들어가야 하고, 짧게 보냈으면 짧은 스텝으로도 충분합니다. 이게 자동으로 되려면 많은 반복이 필요하지만, 의식적으로 내 공의 길이를 확인하는 습관부터 만들어두면 훨씬 빠르게 몸에 익혀집니다. 나 혼자 탁구를 치는 게 아니라 상대와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게 커트 실력을 빠르게 올리는 방법입니다.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lm8f3RePH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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