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플릭을 배울 때 손목이 약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팔 전체로 휘두르다가 공이 네트에 걸리거나 너무 길게 날아가기 일쑤였죠. 플릭(Flick)은 짧은 공을 푸시로 넘기지 않고 공격으로 처리하는 기술로, 복식 리시브에서 특히 많이 사용됩니다. 손목을 활용한 임팩트와 중심 이동이 핵심인데, 수비형인 저는 푸시를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중급 이상으로 올라가려면 플릭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손목 강화 훈련을 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손목에 조금만 무리가 가면 아파서 조심스러웠습니다.
플릭이 어려운 이유는 손목 사용법에 있습니다
플릭을 처음 배우는 분들이라면 이런 질문을 하실 겁니다. "손목을 쓴다는 게 정확히 뭔가요?" 저도 처음엔 손목을 까딱까딱 움직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손목에 힘을 줘서 고정시키면서 앞으로 살짝 보내주듯이 사용하는 기술이었습니다.
여기서 임팩트(Impact)란 라켓이 공과 접촉하는 순간의 충격을 의미합니다. 플릭은 이 임팩트를 손목에서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팔꿈치 전체로 스윙하면 임팩트 순간이 길어지면서 짧은 공을 절대 넘길 수 없습니다. 손목으로 라켓을 세게 쥐고 순간적으로 건드려주듯이 쳐야 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손목을 폼으로만 쓰려고 하면 오히려 힘이 안 들어갑니다. 드라이브를 칠 때도 손목을 막 휘두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손목 없이 치면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요. 순간적으로 손목에 힘을 탁 잡아줘야 세게 때릴 수 있습니다.
플릭을 할 때 스윙은 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짧고 섬세한 기술이기 때문에 스윙을 순간적으로 짧게 딱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를 속일 수도 있고,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속이려고 욕심내지 마시고, 일단 공을 약간 위로 친다는 감각부터 익히시는 게 좋습니다.
중심 이동 없이는 절대 공을 넘길 수 없습니다
모든 기술이 그렇지만 망설이면 플릭은 특히나 망설이면 절대 안 됩니다. 확신을 갖고 자신 있게 타구해야 됩니다. 그런데 확신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죠. 중심 이동이 제대로 안 되면 아무리 손목을 잘 써도 공이 네트에 걸립니다. 짧은 공이다 보니 중심이 앞으로 들어가줘야 하는데, 상체만 숙이거나 팔만 쭉 빼면 안 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발만 들어가거나 팔만 들어가게 되면 자세가 서면서 중심은 뒤에 남아 있게 돼요. 그러면 공에 힘 전달이 안 되고 앞으로 보내줄 수가 없습니다.
몸이 공 가까이 들어가면서 다리도 같이 따라 들어가야 합니다. 포핸드 플릭을 칠 때는 오른발이, 백핸드 플릭을 칠 때는 왼발이나 오른발 모두 가능합니다. 공이 미들 쪽에 왔을 때는 상황에 따라 어느 발을 써도 됩니다. 선수들도 다 섞어서 씁니다.
가까이 가서 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멀리 있으면 불안합니다. 네트 플레이는 섬세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에 가까이 붙어야 합니다. 서브를 넣고도 짧게 리턴이 오면 몸을 들어가면서 쳐야지, 팔로만 치면 컨트롤이 너무 불안합니다. 특히 스트레이트(Straight)는 코스가 짧기 때문에 더욱 불안합니다.
공을 약간 위로 치는 감각이 핵심입니다
리시브할 때 네트가 있잖아요? 그냥 앞으로 치면 공이 네트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트를 넘겨서 상대 코트에 꽂혀야 하기 때문에 공을 약간 위로 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게 플릭의 핵심 감각입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이해가 안 됐는데, 실제로 해보니 공을 수평으로 치면 네트를 못 넘습니다. 라켓 각도를 살짝 위로 향하게 해서 공을 위로 보내주듯이 쳐야 네트를 넘어가면서도 짧게 떨어집니다. 크로스(Cross)로 칠 때도, 스트레이트로 칠 때도 모두 위로 치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공에 가까이 붙어서 자세를 낮춘 뒤 손목에 힘을 주고 라켓을 고정합니다. 그 다음 공을 약간 위로 보낸다는 느낌으로 칩니다. 이 때 몸이 함께 들어가면서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키고 임팩트 순간에만 손목으로 힘을 전달합니다. 국내 탁구 동호인 중 약 60% 이상이 플릭 기술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생활체육진흥공단). 플릭이 안 되면 바나나 플릭이나 스톱 같은 고급 기술은 더 어렵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만, 서브가 너무 짧고 낮을 때는 플릭보다 길게 날리고 디펜스하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리시브는 바로 득점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찬스를 만들기 위한 거잖아요. 낮은 공은 푸시로 길게 날려주면 됩니다. 이것도 가까이 가서 몸을 들어가면서 쳐야 합니다.
플릭을 익히는 데 10년은 안 걸리지만, 마린이나 유승민 회장님처럼 모든 공을 다 죽여서 플릭으로 처리하려면 정말 오래 걸립니다. 생활 체육에서는 플릭을 가끔 섞어주되, 전부 다 하려고 하면 너무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푸시를 안정적으로 구사하면서 회전 서브가 올 것 같을 때 플릭을 섞어주는 게 현실적입니다.
네트 플레이는 제가 코치 생활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저도 갑자기 시합을 하려고 하면 스톱이나 바나나 플릭이 제일 안 됩니다. 포핸드나 백핸드 드라이브는 연습 안 해도 쉬운데, 네트 플레이는 꾸준히 연습해야 감각이 유지됩니다. 손목이 약한 저는 손목 강화 훈련도 병행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