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구에서 너클서브는 회전량이 거의 없는 무회전 서브를 의미합니다. 초보자가 무의식적으로 넣는 너클과 고수가 의도적으로 구사하는 너클은 차원이 다른 기술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회전 없으면 받기 쉽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대로 된 너클서브를 받아보니 오히려 상대에게 찬스볼을 주게 되더군요. 특히 짧은 너클서브는 리시브할 때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너클서브가 뭐길래 초보자도 넣고 고수도 넣나요?
너클서브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회전이 없으면 그냥 쉬운 공 아닌가요?"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너클(Knuckle)이란 탑스핀, 백스핀, 사이드스핀 등 모든 회전이 최소화된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회전이란 공이 전진하면서 자전하는 물리적 운동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공에 찍힌 로고나 마크가 거의 돌지 않고 그대로 날아오는 겁니다. 일반적인 하회전 커트서브는 공에 백스핀이 강하게 걸려 있어서 리시브 시 라켓 각도를 열어야 하지만, 너클서브는 회전이 없어서 각도 조절이 애매합니다.
초보자들이 서브를 넣을 때 손목 스냅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임팩트가 약하면 자연스럽게 너클이 나옵니다. 저도 탁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열심히 커트 모션을 취했는데도 공에 회전이 안 걸려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면 중급자 이상이 되면 이 너클을 의도적으로 구사합니다. 똑같은 커트 모션을 취하면서 라켓을 공에 살짝 밀어내듯이 임팩트를 주면 회전 없는 너클이 나가거든요.
왜 고수들은 굳이 너클을 넣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3구 공격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직접 경기해본 결과, 회전이 강한 서브를 넣으면 상대방 리시브가 짧게 오거나 옆으로 휘어서 공을 쫓아다니며 쳐야 했습니다. 반면 너클서브를 넣으면 상대의 리턴이 비교적 직선으로 오기 때문에 포핸드나 백핸드로 시원하게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출처: 대한탁구협회).
구체적으로 너클서브의 종류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네트 가까이 2바운드로 떨어지는 짧은 너클서브, 상대 코트 엔드라인 근처까지 깊숙이 들어가는 긴 코스의 너클서브, 라켓을 수직으로 세워 공을 눌러 넣는 눌러치는 너클서브, 라켓을 거의 수평으로 눕혀 공을 깔아 넣는 깔리는 너클 서브가 있습니다.
너클서브 리시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회전 없으면 그냥 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전에서 써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회전이 명확한 서브보다 더 실수가 많이 나오기 쉽습니다.
너클서브가 어려운 이유는 예측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회전 서브는 공이 라켓에 닿는 순간 아래로 떨어지려는 성질이 있어서 라켓을 열어 받으면 됩니다. 사이드스핀은 공이 옆으로 휘니까 그 방향을 따라가면 됩니다. 그런데 너클은 회전 방향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공에 찍힌 마크가 이리저리 어지럽게 보이면서 1바운드 후 어디로 튈지 감이 안 잡힙니다.
제가 동호인 경기에서 겪은 일인데, 상대가 짧은 너클을 넣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하회전인 줄 알고 라켓을 열어서 받았는데 공이 네트를 넘어 높이 떴습니다. 상대방은 그 찬스볼을 시원하게 스매싱했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너클은 회전 판단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서브구나 하고요.
리시브 기술적으로 보면, 너클서브에 대응하는 기본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블로킹(Blocking) 기술로 라켓을 고정하고 공의 힘을 죽여서 받는 겁니다. 여기서 블로킹이란 라켓을 스윙하지 않고 벽처럼 세워서 공을 튕겨내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둘째, 푸시(Push)로 라켓을 살짝 밀어내며 공을 상대 코트로 보내는 방법입니다. 셋째, 플릭(Flick)으로 손목 스냅을 이용해 짧은 너클을 공격적으로 튕겨 치는 겁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만, 제 경험상 너클서브는 리시브보다 서브 넣는 사람이 훨씬 유리합니다. 탁구 경기 통계를 보면 서브권을 가진 쪽의 득점률이 약 60% 이상이라고 하는데, 너클서브는 그 확률을 더 높여줍니다(출처: 국제탁구연盟). 서브를 넣는 사람은 이미 다음 공이 어디로 올지 예측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받는 사람은 회전을 읽느라 반응이 한 박자 늦기 때문입니다.
탁구는 진짜 서브와 리시브에서 승부의 50% 이상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하위 동호인 레벨에서는 서브 리시브 실력 차이가 곧 실력 차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너클서브를 제대로 넣고 받을 줄 안다면, 최소한 같은 레벨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너클서브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기술입니다. 손목을 안 쓰고 회전을 전혀 안 주면서 상대를 속이며 넣는 너클은 나름대로의 감각이 필요합니다. 리시브하는 입장에서도 다른 회전 서브보다 받기 쉬울 것 같으면서도 막상 받으면 상대에게 공격 찬스를 주는 애매한 서브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너클서브를 마스터하면 경기 운영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상대가 회전을 읽느라 고민하는 사이 제가 먼저 공격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요. 초보자라면 우선 짧은 너클서브부터 연습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손목에 힘을 빼고 라켓으로 공을 살짝 밀어내듯이 넣는 느낌만 익혀도 상대를 충분히 흔들 수 있습니다.